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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5.06.17_[얼음호수] 김명인 외 1_팟캐스트 대본감전녀 2016. 5. 4. 21:41
내 속에는 늘 똑같은 치명적인 결핍이 있었고, 그 결핍은 내게 격렬한 굶주림과 갈증을 가져다주었어. 나는 줄곧 그 굶주림과 갈증 때문에 괴로워했고,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괴로워할거야. 어떤 의미로는 그 결핍 자체가 나 자신이기 때문이지. 난 그걸 알 수 있어.
무라카미 하루키의 <국경의 남쪽, 태양의 서쪽>
우리 가슴 속에 있는 결핍 말입니다. 사랑의 결핍이든 안정감의 결핍이든요. 이 결핍이 우릴 참 힘들게 합니다. 불쑥 찾아오는 굶주림과 갈증은 우릴 더 부족한 사람으로, 못난 사람으로 만듭니다. 괜히 예민해지기도 하고 내 결핍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는 사람이 미워지기도 하죠. 그치만 어떤 의미로는 내가 이 결핍 때문에 괴로워할 것을 미리 알기에 더 많이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. 나와 비슷한 결핍을 가진 사람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있고 연민을 가질 수 있죠. 이 결핍 때문에 나의 마음이 좀 더 깊어집니다. 깊어지는 만큼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지지 않을까요?
얼음호수
김명인
가장자리부터 녹이고 있는
얼어붙은 호수의 중심에 그가 서있다
어떤 사랑은 제안의 번개로
저의 길 금이 가도록 쩍쩍 밟는것
마침내 산산조각이 나더라도
빙판 위로 내디던 발걸음 돌이킬 수 없다.
깨진 거울 조각조각 주워들고
이리저리 꿰맞추어보아도
거기 새겼던 모습 떠오르지 않아 더듬거리지만
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한때의 파문
어느새 중심을 녹여버렸나
나는 한순간도 저 얼음 호수에서
시선 비끼지 않았는데
가끔 단단히 얼어붙은 얼음호수 위에 불안하게 흔들리며 서있는 저를 상상합니다.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는 그 우스갯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정말 혼자인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죠.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고 누군가 나에게 위로를 건네줄 사람도 없는 때 말입니다. 저는 그럴 때 말이죠. 시에서 나온 것처럼 마침내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빙판으로 내디던 발걸음을 걸어봅니다. 제 결핍을 일부러 더 들여다보기도 하구요, 누군가에게 전화를 무작정 걸기도 하구요, 그 외로운 마음을 글로 써내려가기도 합니다. 일기에 쓰듯이 편안하게요. 그 얼음 호수에서 한순간도 시선을 비끼지 않았지만 꽁꽁 얼어붙은 마음에 조금 단비가 내리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.
우리 지금 여름을 지나고 있잖아요. 햇빛에 내 마음을 살짝 녹여보시라구요.
/p/ 지금까지 기획과 제작에 안신남, 주책녀. 저는 감성을 전하는 여자 감전녀였습니다.
감전녀 팟캐스트: https://itunes.apple.com/kr/podcast/gamjeonnyeo-gamseong-eul-jeonhaneun/id980197704?mt=2
감전녀 팟빵 : http://www.podbbang.com/ch/9154
감전녀 유튜브: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3jhr9A-bCRw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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